모든 일이라고 하면 일반화가 너무 심한 느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겪은 일들은 어려워보였지만 해결하고 나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였고, 또 그 해결은 생각보다 쉽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쉽고 빠른 문제는 '껐다가 켜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 문제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 끙끙 앓던 시간에 비하면 일단 훨씬 속은 시원해진다. (물론 이 역시 모든 문제를 이렇게 단순하게 해결하면은 안되겠지만..!)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면서 처음 배웠던 개념이 'git'이였는데, 오늘 다시 git으로 돌아왔다. 그 전에는 git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repository를 만들라니까 만들었고, commit하라니까 커밋하고 일단 했다. 그러다보니 사실 git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실감하지 못했고 그동안 공부하면서도 사실 제대로 git을 활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아, git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git이 궁금해졌다. 그냥 단순히 내 코드를 백업하는 용도로 쓰는 줄 알았던 git이 생각보다 많은 용도로 쓰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새로운 개념을 접하면 일단 책을 한 번 정독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상, 일단 또 책부터 샀다. 'Do it! 지옥에서 온 문서 관리자 깃&깃허브 입문'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따로 해야지) 리뷰에도 쓰겠지만 사실 책을 펴자마자 '잘못샀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github 데스크탑으로 처음 git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는데 이 책에서는 terminal로 깃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git이 어려웠다. 아니, 잘못말했다. 정확히는 github가 어려웠다. 심지어 최근에 이전에 설정했던 맥북의 사용자 계정 이름을 바꿨더니 저장경로가 다 달라지면서 예상치 못한 오류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github에서 내 예전 repository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참 끙끙거리다가 '아, 그냥 다 밀어버리고 새로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에 기존의 repository를 다 삭제했다. (기존 repository가 3개 밖에 없었고, 코드들은 백업해둔 상황이라 더 미련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repository를 만드는데 예상치 못한 오류로 계속 commit이 되지 않았고 진짜 한참 만들었다 삭제했다 구글링했다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깃 계정을 로그아웃했다가 로그인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다시 로그인을 했고, 어이없게도 한참이나 나를 끙끙거리게 만들었던 문제가 해결됐다. 덕분에 github를 다루는 법이 나름 능숙해진 느낌까지 들었다. 예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작업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됐고, 하도 반복작업을 했더니 그래도 이제 commit하는 것 정도 쯤이야가 되었다. 사실 나중에 보면 이 글을 엄청 비웃을 것 같지만, 그래도 진짜 지금은 그렇다. 

이 고생 덕분에 github는 좀 더 친숙해졌지만, 나는 내 풀밭을 잃어버렸다. 과감하게 repository를 다 삭제해버렸더니 그동안 내가 commit했다는 증거인 풀밭도 싹 밀어진 것이었다. 중간에 커밋을 하지 않아 듬성듬성했던 풀밭이었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뿌듯했는데 이렇게 한 순간에 다 사라지니 좀 아쉽다. 그래도 이제는 commit은 확실히 알았으니 더 울창한 숲같은 git을 만들어야지.

 

글의 제목은 거창하게 '모든 일의 해결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라고 적었지만, 에피소드로 적고 나니 많이 소소해보인다. 귀여워보이기도 하고. 최근에 알게 된 문장이 있다.This is not rocket science! 이거 어려운 일 아니야!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재밌기도 하지만 가끔은 너무 쉬운 코드가 작성이 안돼서, 오류가 나서 자괴감이 들 때도 많았다. 그 순간들마다 이 문장이 생각났으면 좋겠다. 

 

This is not rocket science! 이거 어려운 일 아니야. 생각보다 해답은 단순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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